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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두바이 초콜릿’을 오픈런해서 사 먹고, 디저트로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 디저트)’을 먹으려는 이들로 인해 한때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최근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서 이른바 ‘디토소비’가 유행하고 있다. ‘디토(Ditto)’는 라틴어로 ‘나도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이 구매한 제품을 따라 사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하지만 단순히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필요를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 트렌드다.
writer. 황지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그린스버러(UNC-Greensboro) 마케팅 전공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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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이 어려운 어린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제공한 치킨집 사장님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형제는 배가 너무 고팠지만 돈이 부족하여 치킨집 앞을 서성였고, 이를 본 사장님은 흔쾌히 치킨을 내어주었다고 한다. 사장님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형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손편지를 보내 사장님의 선행을 알렸고, 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를 들은 전국 각지의 수많은 사람이 해당 치킨집에 주문을 넣었고, 배달은 안 해도 된다는 메모를 남겼다. 사장님에게 ‘돈쭐’을 내주자는 의미였다. ‘돈쭐’이란 ‘돈으로 혼쭐을 내준다’라는 뜻으로, 선행을 베푼 가게에 사람들이 몰려가 매출을 올려주는 행위를 뜻한다. 구매를 통해 나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곳에 내 돈을 쓰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행동을 뜻한다.
writer. 이혜원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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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치관을 반영한
‘디토소비’최근 소비 시장에서 ‘디토소비(Ditto Consumption)’가 화제가 되고 있다. 디토소비는 특정 인물, 콘텐츠, 유통 채널 등을 추종하며 동일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영어 단어 ‘Ditto’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나도 그렇다’는 동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따라하기식 소비가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정체성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자 하는 심리적 동기가 결합된 새로운 소비 트렌드다. 디토소비는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현대 소비자들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우선 디토소비의 부상은 소셜 미디어와 플랫폼 중심의 소비 환경 확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플랫폼은 소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관찰할 기회를 제공하며, 특정 제품과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창구 역할을 한다. 특히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한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한 유튜버가 특정 초콜릿을 시식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 그 제품은 곧바로 ‘바로 나도 먹어보고 싶다’ 라는 심리를 자극하며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두바이 초콜릿과 스웨덴 캔디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며 품절 사태를 빚었다.
둘째, 경험 중심의 소비가 대두된 것 또한 디토소비의 부상에 기여했다. 현대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제품을 통해 특정 경험과 가치를 누리고자 한다. 특히, 디토소비는 소비자들이 특정 라이프스타일에 동참하고, 자신이 동경하는 대상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한다. 예컨대, 특정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사용하는 립스틱이나 가방을 구매하는 것은 단순한 제품 소비를 넘어, 그 해당 인물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유하고자 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
소비에 신념을 더하는
가치소비의 시대소비에 ‘신념’을 담는 일은 요즘의 구매 행위에 있어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가치소비란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하고, 상품 가격이 비싸더라도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미닝아웃(meaning out)’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닝아웃’은 ‘믿음’이라는 뜻의 ‘미닝(meaning)’과 ‘나온다/드러낸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소비를 통해 개인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보여주는 소비 행위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타의 귀감이 된 가게의 물건을 구매하는 ‘돈쭐챌린지’가 대표적인 미닝아웃 사례이다. 이처럼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선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가치와 맥락이 비슷한 제품을 선택하며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사례로 ‘어글리어스’를 들 수 있다. 어글리어스는 126종의 친환경 ‘못난이 농산물’ 정기구독 서비스를 통해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미닝테크(meaning-tech) 기업이다.
전 세계 농산물의 1/3이 외형상의 이유로 버려진다는 현실에 주목한 어글리어스는 현재 약 30만 명의 회원과 생산자를 연결해 불필요한 폐기를 줄이고 있다. 생산자는 폐기 대신 추가 소득을 얻고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어글리어스가 주로 판매하는 무농약, 유기농 등 친환경 인증 농산물의 가격은 동일 품질의 마트 제품보다 20~30% 저렴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소비자가 이를 찾으며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면 이를 구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활발히 소통한다. 사회적 메시지가 쓰인 티셔츠를 구매하고 입은 것을 직접 자신의 SNS에 인증사진을 올려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타인의 공감을 유도하는 것이 그 예이다. 본인이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소비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동구밭은 친환경 고체비누, 샴푸, 세제,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2016년 설립된 이래 전체 직원의 50% 이상을 발달장애 사원으로 고용하여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일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장애인들에게 단순한 고용 기회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동구밭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 샴푸, 린스, 세제 등을 고체비누 형태로 만들어 판매한다. 그럼에도 품질도 놓치지 않고 있어, 환경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가치소비를 공감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환경 보호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구매자들은 #우리는하나 #플라스틱프리챌린지 #제로웨이스트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동구밭의 구매를 인증하는 게시물을 올려 사회적기업이나 환경 보호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보여주곤 한다. 동구밭 역시 이러한 게시물의 공유를 적극 장려하고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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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소비가 떠오른 이유
디토소비는 다양한 유형으로 발현된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인플루언서가 사용하거나 추천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는 특정 연예인, 유튜버, 틱톡커 등이 소개한 제품이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지는 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명 배우가 한 드라마에서 착용한 액세서리가 방송 직후 품절되는 사례는 이미 익숙하다. 이는 단순한 따라하기 이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포함하며 소비자는 자신이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선택을 통해 그들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에 동참하고자 한다. 얼마 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입은 LA다저스 야구모자와 초록색 줄무늬 티셔츠도 품절사태가 일어났다.
또한 영화, 드라마, 음악 등 특정 문화 콘텐츠와 연관된 소비 형태도 디토소비의 주요 유형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최근 한 인기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마신 커피 브랜드는 방송 이후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이러한 소비는 단순히 제품의 물리적 속성보다 그 제품이 연상시키는 스토리와 감정적 연결에 의해 주도된다.
셋째, 특정 국가나 도시와 관련된 상품을 소비하는 패턴도 주목받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두바이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상징하며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스웨덴 캔디 역시 미니멀리즘과 건강을 중시하는 스웨덴 문화를 반영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 이는 단순한 맛과 품질을 넘어, 해당 국가에 대한 문화적 동경과 감정을 소비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SNS 해시태그 기반 소비를 보면, 소셜 미디어에서 특정 해시태그를 통해 확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해시태그 #ootd(오늘의 패션)를 통해 유명해진 의류와 액세서리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기를 끌며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집꾸미기 해시태그와 함께 소개된 인테리어 소품은 집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한 제품이 #musthave로 유명세를 타면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이 트렌디한 선택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구매를 결정한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개인의 소비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
소비로 동조하고 가치소비로 차별화한다
본래 소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동조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의 행동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소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사고, 어떻게 소비하는지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을 모방하며 자신의 소비 기준을 타인으로부터 찾는다. 프랑스 문학평론가 르네 지라르(Rene Girard)는 “인간은 본래 무엇을 욕망할지 모르기에 타자의 욕망을 모방한다”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인간의 모방 욕망을 날카롭게 지적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소비는 단순히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소비를 활용한다. 즉, 나만의 독특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욕구가 더욱 부각되는 소비 형태가 바로 ‘가치소비’다.
이는 가치소비가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윤리적 가치, 사회적 책임, 환경 보호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소비 방식이기 때문이다. 가치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비가 단순히 개인적인 만족을 넘어,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착한 기업을 응원하고, 환경 보호에 기여하며, 사회적 약자를 돕는 등 가치 있는 소비를 통해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고자 한다. 그런데 남들과 다르다는 점을 드러내며,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한 유통업체에서 20~60대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3.5%가 가치소비를 해봤다고 답했다고 한다. 세대별로 실행한 가치소비 행동은 조금씩 달랐다. 1980~2000년대 초 출생한 MZ세대는 기부상품 구매, 비건 동물보호, 선행 업체 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돈쭐내기’,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등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소비 유형을 경험해봤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196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에 태어난 X세대는 플라스틱 프리, 리사이클링 등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가치소비를 가장 많이 해보았다고 답변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쓰레기 없애기나 업사이클링은 베이비붐 세대가 흔하게 하는 가치소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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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는 디토소비
디토소비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층의 확산은 이 트렌드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한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관계와 경험을 중시하며, 소비를 통해 자신이 속한 집단과의 공감대를 표현하고자 한다. 디토소비는 이러한 세대의 특성을 충족시키는 핵심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중요한 소비자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알파세대 역시 디토소비를 통해 공감대와 자신의 의사 표현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환경이 활성화되면서 디토소비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에서 인기 있는 가상 의류와 액세서리가 현실에서도 동일한 제품으로 제작되어 판매되는 경우, 소비자들은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며 새로운 소비 경험을 창출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해당 의류의 실제 제품이 현실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
물론 디토소비는 비합리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나 배우, 또는 트렌드만 따르다 보면 무작정 그들의 취향을 추종하게 되면서 소비가 획일화되고 개개인의 경제적 여건이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소비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 트렌드의 중요한 한 맥락으로 자리잡은 디토소비를 기업들은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업은 소비자들이 동경할 만한 스토리를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적 혜택을 강조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특정 경험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한 제품이 단순히 ‘좋은 품질’로 포지셔닝되는 것을 넘어 ‘특별한 순간의 동반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면,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더 큰 심리적 가치를 가진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둘째,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은 디토소비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은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셋째, 글로벌 소비자들이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해, 지역 특성을 살린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두바이 초콜릿이나 스웨덴 캔디처럼 특정 국가의 문화를 상징적으로 담은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을 수 있는 이유다.
이처럼 디토소비는 현대 소비자들의 심리적 동기와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중요한 소비 트렌드다. 이는 단순히 유행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정체성, 관계, 그리고 경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은 디토소비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비자와 더욱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감은 단기적인 판매를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앞으로 디토소비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중요한 트렌드로 남을 것이다. -
가치소비가 확산된 이유와 기업의 대응
그렇다면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사회 전반적인 소비의 목표로서 가치소비가 빠르게 확산되며 보편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정의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소비와 만났기 때문이다. 불의에 저항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내 돈을 쓰는 행위’를 실행함으로써,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감정은, 소비 대상 자체의 효용에서 비롯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궁극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공통체 의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연령, 성별, 지역이나 집단과는 상관없이 일종의 취향 공동체로서 기능한다. 인터넷 환경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행동이 보다 쉬워졌기에 사회적 연대를 쉽게 경험할 수 있고, 가치소비가 가능한 소비처를 찾아냄으로써 더 깊은 연대 의식을 갖게 된다.마지막은 재미와 흥미가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사회적 활동이라 여겨지는 기부나 봉사활동에 비해, ‘소비’는 보다 접근이 쉽고 또 내가 가진 자원으로 하는 사회적 행위가 나의 일상 생활에도 쓸모 있다는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무엇이든 동시에 하고자 하는 가성비 혹은 시성비 시대에 소비자들이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소비 행동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좋은 품질의 제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윤리적 경영, 사회적 책임, 환경 보호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소비한다. 즉, 제품 그 자체의 가치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기업의 가치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 개발, 공정 무역 참여, 사회공헌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패션 업계에서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식품 업계에서는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고 동물 복지를 고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가치소비 트렌드에 발맞추어 나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로부터 시작된 가치소비 트렌드는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비즈니스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단순히 이윤 창출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환경 보호를 고려하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가치소비는 기업의 경영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산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