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준비 중

어느 멋진 가을날 아주 특별한 축제

<강남생활문화축제>
강남시민기획단

지난 10월 5일, 일원에코센터에서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렸다. 강남문화재단이 주최한 <2024 강남생활문화축제>로, 강남의 풍부한 생활문화를 알리고,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이날 축제에는 강남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21개 공연동호회 경연대회와 다채로운 장르의 댄서가 참여한 떼춤페스티벌이 열리며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강남구민이 직접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강남친구존’에서는 논알콜 하이볼 시음 및 체험, 3D 스케치북을 이용한 나비 체험, 피크닉 쉼터 및 버스킹 공연 등이 펼쳐져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축제를 기획하고 실행한 주인공인 ‘강남시민기획단’을 한번 만나보자.

writer. 최행좌    photo. 김도형

<강남생활문화축제>을 기획하고 실행한 강남시민기획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강남시민기획단’(GP: Gangnam Producer) 6명(김민이, 김민주, 이샛별, 이윤경, 이혜진, 장영주)은 올해 상반기에 강남문화재단이 주최한 시민축제기획자학교 ‘강남문화지기’ 프로그램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다양한 생활문화와 축제에 대한 워크숍을 통해 일상 속 나 스스로의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그룹별 체험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 수료자 중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강남시민기획단 1기들은 지난 7월부터 약 3개월간 <강남생활문화축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직접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 강남시민기획단 1기

<강남생활문화축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민이 새로운 분야의 도전을 고민하던 찰나에 ‘강남시민기획단’ 모집공고를 보게 됐어요. 내가 만드는 축제라는 게 재밌어 보였고, 궁금했어요. 특히 모집공고에서 ‘나로부터 시작하는 생활문화, 우리가 만들어가는 축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문구가 멋있어 보였고, 나에 대해 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까 싶어 도전하게 됐어요.

김민주 흥미로운 축제를 찾아 늘 어딘가를 찾아다니곤 했는데, 정작 제가 살고 있는 강남에서는 기억에 남는 축제가 없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제 손으로 강남구민들을 위한 ‘놀이장’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이윤경 2022년도 강남문화재단의 생활문화 활동가로 일을 맡았던 경험과 2023년도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의 실험 연구인 반짝랩에 참여하면서 제가 살고 있는 강남에서의 다양한 문화기획에 연결고리를 갖는 것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이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강남생활문화축제>의 강남시민기획단 활동은 혼자가 아니라 지역에 있는 또 다른 시민기획자들을 만나 함께 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참여하게 됐어요.

⦁ 기획회의 중

<강남생활문화축제>에 참가한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김민이 저는 지도 모양의 팸플릿을 제작해서 저희 기획자들의 프로그램이 어떤 게 있는지를 알려주고, 또 모든 프로그램을 방문하고 인증도장을 찍어오면 기념품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김민주 제가 준비한 프로그램은 ‘컬러풀 강남친구’였습니다. 축제를 방문한 주민들이 직접 강남구 행정구역도에 본인이 거주하는 동네에 해당하는 알록달록 도트 스티커를 붙이면 끝! 무엇보다 어린 친구들은 정작 본인이 어느 동에 거주하는지를 몰랐다가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더불어 학습효과도 얻고 가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샛별 관람객이 편안히 쉬면서 여유롭게 체험도 하고, 버스킹 공연도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기획했고, 잔디의 특징을 살려 피크닉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신경을 썼는데, 관람객분들이 가족끼리, 친구끼리 다양하고 편안하게 즐기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이윤경 2023년도 반짝랩 연구에서도 활용했던 <3D 스케치북, Feather>를 학교 교육현장이 아니라 <강남생활문화축제>에서 더 다양한 세대층을 대상으로 적용해보기 위해 ‘나는 나비@공감의 정원’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세대를 넘나드는 소통의 도구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혜진 제가 기획한 프로그램은 ‘나만의 하트볼 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이에요. 논알콜에서 출발한 하트볼은 ‘마음이 담긴 한 잔’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내 마음에 비우고 싶은 재료나 채우고 싶은 재료들을 스스로 정리하고 골라서 나만의 무알콜 하이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장영주 저는 이번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 및 운영 관리를 담당했어요. 프로젝트를 다양한 사람들이 기획하고 운영하고 선보이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협업’과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강남시민기획단의 첫 프로젝트’이기에 최대한 ‘프로페셔널’하게 준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강남생활문화축제>의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기획단으로 선정된 이후부터 매주 정기회의를 통해 프로젝트 전반의 큰 그림을 논의하고 각자 미리 준비한 기획안을 검토하며 의견 조율했습니다. 추가 아이디어가 있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비정기 오프라인 모임 및 화상회의를 병행하며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춰 갔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강남시민기획단이 하나의 팀으로 서로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강남생활문화축제>의 성과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6인 6색 강남시민기획단 1기

<강남생활문화축제>를 준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민이 우선 제가 즐거워야 한다는 게 첫 시작이었어요. 그리고 프로그램으로 고민했던 건, 강남시민기획자가 준비한 축제라는 걸 방문객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동네주민들이 만드는 축제’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 저희를 소개하는 팸플릿도 만들고, 퀴즈 시간에는 저희 강남시민기획자와 관련한 문제도 냈어요.

장영주 축제를 준비하는 기획자도, 현장에 경험하는 시민들도 모두 각자가 ‘원하는 것을 편하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로부터 시작되는 생활문화’라는 의미이기도 하며 나의 진정한 즐거움이 상대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강남생활문화축제>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샛별 저희가 준비했던 콘텐츠를 재밌게 즐겨주셔서 감사한 마음도 있고,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시간, 강남생활문화축제’를 만들려고 나름 노력했는데, 그 순간 제 마음에서는 그분들 모두가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아름답게 느껴져서 뭉클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이혜진 축제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하트볼에 담긴 마음 재료들을 살펴보며 오늘 나에게 필요한 한 잔을 고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이에게 하트볼 메뉴를 설명해주던 아버님과 하트볼 한 잔을 마시고 “맛있다!”라고 외친 어머님까지 하트볼을 즐기는 다양한 모습들이 제 마음에 가득 채워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장영주 이전 히스토리가 없는 축제를 처음 준비하기에 이렇게 하는 게 맞나 고민하는 과정이 충분히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이 신선한 자극을 주고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어 좋았어요. 다음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더욱더 크게 발휘해 볼 수 있을 기회를 상상해봅니다.

만약 내년에도 <강남생활문화축제>에 참가하게 된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할지 궁금합니다.

김민이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습니다. 제가 강남시민기획단 면접에서 제출했던 ‘가족네컷’이라는 기획이 있었는데요. 아쉽게 이 기획을 추진하지 못했는데,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꼭 추진해보고 싶습니다.

이윤경 당연합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참여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오감놀이터’를 준비하면 어떨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혜진 우선 다양한 분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그 후에도 여건이 허락된다면 또 참여해보고 싶어요! 이번엔 하이볼을 했으니까 다음엔 막걸리를 소재로 변형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강남생활문화축제>를 마친 소감이 궁금합니다.

김민주 무언가를 끝까지 완주한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요. 마치 마라톤 42.195km를 기분 좋게 완주한 기분입니다. 비록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빨리 지나가길’ 바랐지만, 막상 축제 현장에서 모두 즐겁게 웃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이런 게 축제구나’ 느꼈습니다. 제 마음은 시간을 달려서 이미 내년 가을로 가 있는 듯합니다.

이샛별 함께 참여한 시민기획자들과 성공적인 축제 기획을 위한 쉼 없는 소통의 과정이 빛을 발해 축제 당일 부스마다 관람객이 가득 차 모두 하나 되는 ‘강남 친구’ 축제였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자 성과였다고 생각해요.

장영주 나의 이전 경험이나 좋아하는 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지역사회발전에 공헌하길 바란다는 꿈의 첫 실험이 성공적이어서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강남시민기획단 멤버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고, 시민들과 교감하며 저도 배우고 깨달음을 많이 얻게 되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준 강남문화재단 관계자, 그간 도와주시고 함께 소통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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